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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퍼스트 맨

냉전시대에 우주 경쟁에서 소련에게 완전히 뒤처지고 있던 미국은 유인 우주비행을 목표로 일명 '제미니'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치열한 경쟁을 뒤로하고 '제미니'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다. 그들이 최종적으로 목표한 것은 단 한 번도 인류의 가지 못 한 달에 착륙하는 것이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루어져야 하는 랑데부와 도킹, 이를 위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는 비행사들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험을 경험하고 1966년 닐과 동료는 제미니 8호에 탑승한다. 그리고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두 사람은 세계 최초로 도킹에 성공한다. 이런 이유로 달 착륙이 더욱 현실로 가까워지고, 미국의 우주 미래가 밝아진다. 나사는 일사천리로 본격적인 아폴로 계획을 시작한다. 그러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돌발 상황들로 인해 닐과 동료들은 끊임없이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데, 우려는 현실로 다가온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결과를 알 수 없는 지구 밖의 시간은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로 첫걸음을 내딛는 영화 '퍼스트 맨'의 닐 암스트롱이다. 거대한 성공에 가려 미처 보지 못했던 그의 그림자를 담은 이야기이다.

퍼스트 맨의 시대 배경인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

퍼스트 맨의 시대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 이후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을 비롯한 양측 동맹국 사이에서 갈등, 긴장, 경쟁 상태가 이어진 대립 시기인 냉전 시대이다. 미국과 소련이 경쟁을 하게 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우주 계획이었다. 그리고 미국보다 먼저 소련이 우주 경쟁에서 성과를 냈다. 소련 우주 탐사 계획은 1957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우주견 '라이카' 스푸트니크 2호에 시려 발사, 1961년 '유리 가가린' 인류 최초 우주비행 성공을 했다. 소련의 연이은 성공에 미국은 굉장히 자극을 받고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시대적 배경을 중심으로 닐 암스트롱의 나사 합류 및 달 착륙 과정들을 보여준다. 냉전 시대의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점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꽤 많이 나왔다. 1959년에 미국에서 최초의 유인 우주 비행 프로그램인 머큐리 프로젝트가 시작이 되며, 소련의 인간 우주비행을 앞지르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다. 이 머큐리 계획을 배경으로 한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The Right Stuff'이다. 인터스텔라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스태프를 전부 모이게 해서 'The Right Stuff'을 관람하게 했던 것처럼 정말 뛰어난 작품이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머큐리 프로젝트를 배겨으로 또 한 편의 영화가 제작이 되는데, 바로 '히든 피겨스'라는 작품이다. 미국의 나사가 백인 중심의 남성 우월주의가 심했었는데, 그 당시의 편견과 차별을 딛고 중요한 역할로 자기 임무를 수행했던 흑인 여성 과학자 세 명의 활약을 다룬 영화이다. 이렇게 'The Right Stuff', '히든 피겨스' 모두 아폴로 11호 발사 이전의 상황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면, 인류가 달 착륙에 성공한 후의 시기를 담은 론 하워드 감독의 '아폴로 13'이라는 영화이다. '아폴로 13호'는 1970년에 아폴로 13호가 달로 향하게 되는데 기체에 고장이 생겨 달에 가는 작전을 실패하고 귀항마저도 힘들어지게 되는 이야기로 '톰 행크스'가 주인공으로 큰 사랑을 받은 영화이다. 이 영화들은 퍼스트 맨의 시대 배경의 이전과 이후를 다룬 내용이라 순서에 맞춰 이어서 보면 굉장히 재미가 있을 것이다.

천재 감독 데이미언 셔젤과 라이언 고슬링의 재회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이름만 들어도 설레게 만드는데, 바로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라라 랜드'를 연출한 감독이기 때문이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데뷔작은 2015년에 개봉한 '위플래쉬'로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경험을 토대로 했다. 스파르타 방식으로 가르치는 선생과 손에 피가 날 때까지 드럼을 치는 학생의 모습을 통해 현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 '라라 랜드'에서 라이언 고슬링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이 영화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주제가상까지 총 6개 부분에서 수상했다. 이번에 만든 '퍼스트 맨'은 전작과 달리 음악영화가 아닌 전기 영화를 선택하고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시나리오가 아닌 원작인 닐 암스트롱의 전기를 바탕으로 연출했다. 그래서인지 퍼스트 맨은 전작들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지만 세 개의 영화가 공통점이 있다. 전작 캐릭터들과 닐 암스트롱 캐릭터의 공통점은 세 개의 캐릭터 모두 집념을 지닌 인물들이다. '위플래쉬'의 앤드류는 음악에 대한 광기, '라라 랜드'의 미아는 배우의 꿈에 대한 열정, '퍼스트 맨'의 닐 암스트롱은 달에 가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캐릭터들의 집념을 볼 수 있다. '닐 암스트롱' 역의 라이언 고슬링과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재회한 이유가 있다. 실제 '닐 암스트롱'이 늘 강조했던 "자신은 특별한 것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삶의 태도 때문이다. 달 착륙 이후 항공우주공학 교수로 교직 생활을 하면서 영웅이 되기보다는 평범한 사람으로 삶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삶이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 스타일과 적합하다고 감독은 생각했다.

퍼스트 맨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

퍼스트 맨은 굉장히 재미있는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우주 비행사 훈련하는 장면이다. 1960년대 나사에서 훈련을 담당한 프랭크 휴즈가 그 시대에 훈련한 방법과 똑같은 스타일로 라이언 고슬링을 직접 트레이닝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가 없는 게 1969년 7월 20일 실제 달 착륙 당시 성조기를 달 표면에 꽂는 모습인데, 이것을 많이 부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닐 암스트롱의 내면에 집중하기 위해 성조기 꽂는 장면을 삭제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훈련하는 장면에 짐 로벨이 나오는데, 퍼스트 맨에서는 닐 암스트롱의 동료 비행사로 잠시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잠깐 나오지만 짐 로벨에 대한 '아폴로 13' 영화가 있으며, 짐 로벨 역은 톰 행크스가 연기했다.

닐 암스트롱의 실제 이야기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닐 암스트롱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냈다. 놀라우면서도 되게 재미있었던 건, 달에 도전하는 인류의 과업을 저렇게 허술한 장치로 달성할 수 있었구나 싶었다. 흔히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떠올리면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등 최첨단 과학을 보여주는데, 퍼스트 맨은 1960년대 당시의 열악한 환경을 묘사했다. 우주 공간에서 도킹할 때 노트를 꺼내서 계산하는 상황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은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의도한 연출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도전을 감행했던 당시의 우주비행사들의 과정을 좀 더 실감 나게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닐과 자넷은 목숨을 잃은 동료들을 보며 두려움을 함께 견뎌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들이 나온다. 역사적인 임무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와 아내로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이겨내야 했던 가족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지만, 닐 암스트롱에 대한 영웅담이나 달 착륙을 신화로 만들지 않는 담담한 시선으로 진행된다. 상실에 시달렸던 한 남자의 외로운 사투에 대한 이야기이다. 닐 암스트롱의 내면에 위치한 딸에 대한 그림움을 중요하게 보여준다. 영화 초반부에 어린 딸이 소아암에 걸려 먼저 세상을 떠난다.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닐이 왜 그렇게 달에 가고 싶은지였다. 달이라는 신비의 공간에서 딸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버리려 했던 것 같다. 닐 암스트롱에게 광활한 우주에 위치한 달은 아픔을 버리고 오기 위한 공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그 장면들이 마음에 와닿고 슬프게 한다.

달 착륙의 경이로운 순간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달 착륙 장면은 드디어 닐 암스트롱이 퍼스트 맨이 되는 순간으로 관객들은 주인공의 기분을 공감했다. 그때 닐 암스트롱이 역사의 남을 명언을 하는데,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라는 말은 했다. 실제 닐 암스트롱이 탔던 아폴로 11호는 지름이 3미터 밖에 안 되는 공간에서 세 명의 우주 비행사들이 일주일간 고군분투하면서 마침내 달에 인류의 첫 발을 내디뎠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더 리얼하게 그 순간을 체험할 수 있는 영화 '퍼스트 맨'이다. 광활한 우주 공간에 한 인간의 고독한 감정을 표현해 주면서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