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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왕 랄프 2 와이파이 세상
오늘도 8비트 게임 세상 속에서 최고의 레이서로 활약하던 바넬로피의 단짝 친구는 랄프이다. 랄프는 하나밖에 없는 친구를 위해 새로운 레이싱 코스를 만들어 주는데, 바넬로피는 혼자 일탈을 꿈꾸다 그만 돌이길 수 없는 사건으로 레이싱 게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게임기 핸들이 빠져버리자 주인 할아버지가 다시 끼우려다 핸들이 부러지고 만다. 아이들은 핸들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보는데, 가격이 200달러나 해서 주인 할아버지는 게임기 수리를 포기한다. 게임기를 고물상에 팔 계획을 바넬로피와 랄프가 듣게 되었다. 이러다 영원히 레이싱 게임과는 작별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때마침 그들 앞에 새로운 세상이 열는데 그것은 바로 와이파이이다. 단조롭고 무엇이든 예측 가능한 8비트 게임 속과 달리 엄청난 속도로 시시각각 달라지는 인터넷 세상과 만난 랄프와 바넬로피는 뭐지 않아 게임기의 핸들을 발견한다. 하지만 둘은 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복잡한 만큼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다양한 인터넷의 세계, 랄프와 바넬로피는 자신이 가진 장기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 8비트 게임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험난한 레이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제껏 느낄 수 없었던 희열을 맛본 바넬로피는 어쩐지 이 무서운 인터넷 세상이 나쁘지만은 않다. 한 순간도 예측할 수 없지만, 알아두면 쓸 때가 많은 것 같은 신비한 인터넷 세상! 화려하고 신나는 인터넷 세상에서 랄프와 바넬로피 앞에 펼쳐질 모험의 세계가 시작된다.
리치 무어와 필 존스턴 두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
게임기를 떠나 더 넓은 세상을 만나며, 주먹왕 랄프 2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7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이며, 1편은 귀엽고 기발했다면 2편은 눈이 커지게 되는 기발함과 디테일한 설정에 감탄했다. 머릿속의 감정들을 영상으로 구현한 '인사이드 아웃'의 인터넷 버전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몰랐던 인터넷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을 해놔서 계속 탄성을 지르면서 보게 된다. '속편은 잘해봐야 본전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정말 옛날이 된 것 같다. 2편은 1편과는 또 다른 재미로 관객들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57번째 장편 영화로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디즈니가 제작한 유일한 속편 영화이다. 1편 같은 경우에는 '다고쳐 펠릭스'라는 게임이 등장을 하고, 게임을 하면서 악당 역할을 하던 랄프가 자기도 이제는 사랑을 받고 싶다고 선언하면서 바넬로피라는 친구를 만드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전 세계 4억 7천만 달러의 수익을 홀린 흥행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게임기의 전원을 끄면 게임 속 캐릭터들이 콘센트 뒤에서 살고 있다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귀엽고 신선했던 것 같다. 2편은 1편에서부터 작업했던 리치 무어와 필 존스턴의 각본으로 공동 연출했다. 두 사람은 이미 '주토피아'라는 영화에서 이미 환상의 콤비 실력을 선보인적이 있다. 리치 무어 감독은 유명 TV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을 초창기 멤버로 연출했고, 필 존스턴의 경우 에미상을 무려 3번이나 수상한 경력이 있는 방송 기자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이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주먹왕 랄프 2'
'주먹왕 랄프 2'는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세계! 1편이 아날로그 게임 속의 세상이었다면, 2편은 인터넷 세계를 놀라운 상상력으로 구현했다. 사이버상에서 영토라고 할 수 있는 수많은 웹사이트들이 '주먹왕 랄프 2'에서는 인터넷은 도시이고 유명 웹사이트들은 거대한 건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인터넷 이용자들은 일종의 아바타로 설정했고, 인터넷의 요소들을 캐릭터화 시킨 건데 그중에서도 검색창 '노스 모어'는 성격이 급해서 검색어 자동 완성이 너무 빨리 되어 관객들을 재미있게 해준다. 인터넷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스팸과 팝업창 역시 재미있고 독창적이게 묘사했고, 또 인터넷에서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바이러스도 생생하게 묘사한다. SNS 스타가 인기인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돈을 구하기 위해 SNS 스타가 되는 랄프, 우스꽝스러운 독한 아이템을 주로 업로드한다. 바넬로피의 핸들 값을 치르기 위해 더욱 많은 수의 히트를 원하는 랄프가 고군분투한다. 이 영화의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닌 사회 풍자적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우리가 사랑한 디즈니 캐릭터들
디즈니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총동문회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며, '주먹왕 랄프 2'를 보다 보면 디즈니의 위엄이 느껴지고 보유한 캐릭터들로 지적재산권이 엄청나다고 생각하게 된다. 디즈니가 2006년 픽사 스튜디오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마블 엔터테인먼트 인수, 2012년 루카스 필름 인수를 통해서 거대한 미디어 그룹이 되었다. 그래서 캐릭터들의 몸값이 엄청난데, 이 캐릭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주먹왕 랄프 2'이다. 디즈니 프린세스 14명의 만남은 개봉 전부터 화제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사랑받아온 공주 캐릭터들이 모두 나오는 것이 이벤트성이 아니라 유머와 사회 풍자를 전달해준다. 예를 들어 픽사 출신이 메리다 공주는 혼자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점과 공주들이 대기실에서는 드레스가 아닌 편한 옷을 입고 쉬고 있다는 귀여운 설정이 전형화된 공주의 이미지를 벗어나서 털털하고 편한 모습들이 관객들에게 많은 웃음을 준다. 디즈니 프린세스들 외에도 디즈니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디즈니 픽사, 마블, 루카스 필름 제작사의 수많은 캐릭터들 영화에 등장해 굉장히 재미있는 장면들을 연출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살펴보면 '주토피아'의 닉, '토이 스토리'의 버즈와 우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베이비 그루트,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톰 트루퍼, '아이언맨' 등 많이 캐릭터들이 출연했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난 마블의 아버지 '스탠리'까지 등장한다. 디즈니 캐릭터들로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어 다채롭고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공주님의 티셔츠를 주목
공주 캐릭터들의 티셔츠를 자세히 보면 문구들이 있다. 그 문구들을 살펴보면, 신데렐라는 G2G(Got to go), 알라딘의 자스민은 지니의 손가락과 '3 Wishes', 겨울왕국의 엘사는 'Just Let It Go',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오로라는 'Nap Queen'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디테일한 재미까지 놓치지 않고 있으며, 놀라운 점은 고전영화를 제외하고 남은 공주들의 목소리를 연기했던 배우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해서 더빙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공주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관객들은 굉장히 반가워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 버전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는데, 굉장히 익숙한 국내 유명 웹사이트가 등장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각 나라별 대표 브랜드들을 영상에 삽입해 관객들에게 더 친국하게 다가가기 위한 깜짝 선물 같은 효과였다.
진정한 우정과 꿈에 대한 감동 메시지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긴 '주먹왕 랄프 2'를 보면 처음에는 가볍게 웃으며 보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바넬로피와 안정된 공간에서 언제나 함께 하길 원하는 랄프는 굉장한 고뇌를 하게 된다. "아무리 친구가 좋아도 꿈을 깰 자격은 없어! 네 것이 아니니까. 우정은 이렇게 집착하는 게 아니야."라는 명대사로 깊은 메시지를 준다. 그리고 랄프와 바넬로피를 보면 친구 관계지만, 어떤 면에서는 마치 부모 자식의 모습으로도 비친다. 랄프가 마치 부모처럼 바넬로피를 위해 무조건적인 희생을 하지만 과도한 집착이 관계를 망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만들어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들에게 보내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준다. 물론 디즈니의 전형적인 메시지 일 수도 있지만, 다가오는 감동은 언제나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