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매트릭스 이후 가장 호평을 받은 SF 영화
인셉션은 영화 속에서 나오는 작전명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특수 요원 코브는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치는 요원이다. 코볼 회사에서 드림머신을 이용해 기밀을 훔치라고 제안하지만, 사이토가 모든 눈치채게 되면서 그의 라이벌 기업 정보를 빼내는 것이 아닌 생각을 심는 '인셉션'을 제안하게 된다. 코볼 회사의 드림머신 작전이 실패하면서 생명을 위협받게 되었고, 국제 수배자인 코브의 신분을 작전이 성공하면 철회해 준다고 사이토가 제안한다. 코브는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거절하지 못하고 제안을 받아들이고, 단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작전을 위해 최고의 팀을 만들고, 피셔에게 접근하여 작전을 실행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건들이 펼쳐지게 된다.
치밀한 플롯, 서스펜스, 액션을 만들어낸 크리스토퍼 놀런
보고 또 봐도 끊임없는 사고의 고리를 만들고 이 시대 최고의 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이 그토록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드는지 알아보기 전에, 먼저 감독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1970년 7월 30일 영국에서 태어났고, 학교 안에 영화 편집 시설이 있다는 이유로 런던대학에 진학하여 영문학을 전공했다. 스스로 쓴 각본으로 직접 제작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이런 점은 매트릭스 워쇼스키 감독들과 비슷하다. 그리고 1989년 첫 장면 "미행"과 이어지는 2000년 "MEMENTO" 작품으로 호평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 그 후 "인썸니아"까지 범죄 스릴러의 큰 관심과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워너브라더스 영화 베트맨 비긴즈의 감독으로 발탁되어 망해버린 베트맨 시리즈를 범죄 스릴러 영화로 다시 부활시켰다. 특히 베트맨 다크 나이트는 슈퍼 히어로 영화 사상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세계적인 거장 감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후 "인셉션", "다크 나이트 라이저", "인터스텔라" 등 내놓은 영화마다 흥행은 물론 큰 방향을 일으키며 천재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확고히 하게 되었다. 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CG보다 직접 세트를 제작해 촬영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에 아리아드네를 처음 꿈에 데려온 장면이나 기차가 도심을 가로지르는 장면은 100% CG가 아니며, 특히 아서가 무중력 상태의 호텔에서 경호원과 싸우는 장면은 복도와 방 전체를 세트로 만들었고 호텔이 기우는 장면도 마찬가지이며 많은 장면들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이런 감독의 정성과 드린 시간을 고려할 때 단순 천재라고 하기에 그의 노력이 평가절하 되는 느낌이 다분하기에 노력형 천재라는 평가가 맞을 듯하다. 다크 나이트가 세계 10억 달러 흥행 및 평단의 큰 호평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을 말할 때 최고의 작품이라는 이견이 없지만 그의 영화 철학을 모두 담았다고 보긴 어렵다. 영화를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추리소설처럼 만들어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속 인물들과 같은 시선과 경험으로 이끄는 감독의 특성이 초기 작품 "메멘토"에서 극명히 드러나고 이것이 다시 반영된 영화는 "인셉션"이다. 그리고 "인셉션"은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 구사한 만큼 기획에서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만의 색채로 채워 나가며 제작비 1억 6천만 달러가 아깝지 않은 스케일과 눈이 즐거운 화려한 액션, CG, 출중한 연기파 배우들의 물오른 연기 향연이 만나 감히 감독의 정점이라 평할 수 있다. 물론 세계 흥행 8억 달러 이상의 큰 성공도 뒤따랐다. 단 한 가지 흠이라고 한다면 감독의 의도이긴 해도 "인셉션"의 스토리 구조는 한두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영화 속 흩어진 단서들을 찾는 것도 그렇지만 복잡한 꿈의 구조는 관객들로 하여금 어디가 꿈이고 현실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사람들마다 그 결말은 엇갈리게 되는데 이런 다양한 결말을 말하기에 앞서 "인셉션" 개념에 대해 먼저 알아봐야 한다.
인셉션 영화 속 용어의 개념
루시드 드림, 우리말로 자각몽이라 하며 말 그대로 꿈을 꾸면서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각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이 개념을 바탕으로 영화 내용을 발전시켜 꿈의 자각뿐 아니라 실제로 훈련을 통해 스스로 꿈을 통제하거나 바꿀 수도 있다는 설정을 도입, 여기서 더 나아가 다수의 사람이 하나의 꿈을 공유할 수도 있는 솜 나신 프로젝트가 있다. 또 꿈의 공유를 쉽게 하기 위한 장치가 패시브 디바이스로 직역하면 휴대용 자동 솜 나신 정맥주사 기계로 간단하게 드림 머신으로 지칭된다. 영화에 나오는 드림머신 가방은 최대 8명까지 접속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솜 나신 프로젝트는 원래 군사훈련 목적으로 연구되었지만 이를 악용해 스파이처럼 특정 목적으로 꿈속에서 정보를 빼내는 것을 익스트렉션이라 하고, 또 "인셉션"은 사전에는 시작이란 뜻을 갖고 있지만 무의식 속 생각이나 개념을 바꾸거나 주입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며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익스트렉션보다 난이도가 훨씬 어렵거나 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며 무의식 깊숙하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3단계에 꿈까지 가는 것으로 설정된다. 이런 무의식의 근원, 가장 원초적인 무한한 정신세계를 영화에서는 림보라고 하며 '떨어진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시간과 공간의 무한성으로 두려움을 주는 세계입니다. 만약 꿈을 공유하는 사람들 중 빈볼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이전의 구축한 림보 속 세계 역시 공유되는 것으로 설명되며 영화에서는 코브가 맬과 함께 이전에 만들어 놓은 세계가 그 배경이 된다. 그리고 이런 꿈속 투사체는 꿈꾸는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낸 사람들이며 누군가 꿈의 내용을 조작하거나 혹은 이질적인 존재라 판단되면 처음엔 단순히 경계하며 주시하다 결국 강한 공격성을 띄게 된다. 방어기제를 가진 투사체들을 무장시켜 정보가 추출되는 것을 막는 것도 가능하다.
인셉션의 다양한 결말
결말의 다양함은 꿈과 현실의 구분에 따라 나누어지는데 우선 첫 번째 모든 것이 꿈이 없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코브는 사실 평범한 셀러리맨이고 비행기에서 그저 꿈을 꾼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추론의 근거 자체가 미약하다. 단, 모든 것이 꿈이었다고 하면 반박할 만한 요소도 없지만 너무 재미없는 결론이 되어버린다. 두 번째 유서프를 팀에 합류시키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코보는 특제 솜 나신 약물을 직접 시험해 본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더 생생한 맬을 만난 코브는 놀란 듯 깨어나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토템 팽이를 돌리는데 급한 마음에 바닥에 떨어지고 따라 들어온 사이토를 의식해 다시 돌리지는 않는다. 이는 감독이 명확하게 의도한 부분이며 더 이상 토템이 돌다가 멈추는 장면은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이때부터 계속 꿈속이라는 추론은 논리적으로는 틀리지 않지만 이 역시 흥미로울 것 없는 결론이다. 세 번째 일반적인 결말인 해피엔딩으로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피엔딩, 득 인셉션이 성공한 후 코브는 결국 아이들과 재회한다는 결론에 다다를 것이다. 또 코보 손에 결혼반지의 유무가 꿈과 현실을 구분한다는 이론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데 사람의 손과 소지품에 상당한 집착을 보이는 감독의 특성상 신빙성 있는 추론이다. 대부분 현실이라고 보이는 장면에서 반지가 없고 또 엔딩 장면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맬에 대한 코브의 트라우마가 림보에서 해소된 것이라며 꿈속에서 더 이상 반지를 끼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림보의 마지막 부분에서 사이토가 권총을 잡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코보와 자신을 쏘는 모습은 일부러 보여 주지 않았으며, 마지막 팽이의 모습도 위태롭지만 넘어지는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다음 네 번째 결론 가능성이 도출된다. 만약 사이토가 총을 쏘지 않았다면 코보는 물론 사이토 역시 현실로 돌아갈 수 없고 오히려 림보에 남아 아이들을 만나는 것을 택할 수 도 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 팽이가 쓰러지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곧바로 아이들에게 달려간 것일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꿈을 현실로 받아들였다면 충분히 가능한 결론이다. 다섯 번째로 사실 인셉션을 당한 것을 코보였다는 결론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꽤 그럴듯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 우선 코보의 멘토이자 장인인 마일즈는 아내인 맬을 잃고 방황하는 코보가 꿈에서 벗어나길 바랬다. 그래서 코보를 인셉션하기 위해 아리아드네를 보냈을 수도 있다. 또 설계 대역으로 맡은 아리아드네를 자세히 보면 주어진 역할 이외에 많은 것에 관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코보의 꿈속에 허락 없이 들어간 후 코보의 아내에 대해 질문하는 점, 원래 설계만 하고 꿈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계획되었지만 반 강제로 자신의 꿈까지 따라간다는 점, 코보도 포기하려던 작전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망설임 없이 림보까지 내려간다는 점이다. 또 비록 피사체이긴 하지만 망설임 없이 맬을 쏘았다는 점, 이런 여러 가지 의문점들은 어린 대학원생으로 생각하기 힘들고 마치 훈련받은 요원과도 같은 대담함과 적극적인 모습은 철저한 사전에 계획되어 이루어진 행동처럼 보이며 코보가 자신의 토템 원리를 설명해 버렸다는 점 등 정황상 충분히 코보를 인셉션할 수 있었고 그것이 의도였던 아니던 마지막 림보에서 행동으로 미뤄보아 코보의 트라우마는 거의 사라졌거나 많이 옅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아리아드네' 이름의 유래는 그리스 신화에서 미노타우로스 밀궁에 들어가는 영웅 테세우스에게 실타래를 주어 빠져나오도록 하는 인물로 꿈속에서 헤매는 코보를 구출할 것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결말에 대해 리뷰해 보았지만 이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영화이다. 마치 아리아드네가 설계한 꿈의 미로처럼 다양한 출구가 있듯 결론은 절대 하나가 아니며 각자의 관점에 따라 출원이 가능하다. 단, 감독은 완벽한 출원이 되지 않도록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 같으면서도 많은 것을 숨기고 있기에 머릿속에 불완전한 논리 의식 많이 자리 잡으며 결국 이런 상황은 감독이 관객에게 주입한 인셉션이 되어버린다. 이 영화가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한두 번으로 이해할 수 없는 깊이감과 다양하게 열려 있는 결말을 가진 영화로 이 리뷰를 보고 다시 본다면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생각들로 영상을 앞뒤로 돌려 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인셉션이라는 꿈에서 아직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