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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이즈 본

메말라 있던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스타 이즈 본'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록스타 잭슨은 공연을 마치고 우연히 들른 바에서 무명가수 앨리의 공연을 보고 그녀의 놀라운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다. 앨리는 그동안 남들이 말하는 평가에 가려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날 밤만큼은 달랐다. 그녀를 온전히 바라봐주는 잭슨의 눈빛에 앨리는 아무에게도 들려주지 않았던 노래를 들려준다. 그리고 다음날 거짓말처럼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바꿔줄 무대에 서게 되고, 마치 기다린 듯 앨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다. 앨리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무명가수가 아닌,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찬사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 사이 잭슨은 알코올과 약물 중독으로 점점 망가져만 간다. 두 사람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어두운 그림자가 지기 시작한다. 우연처럼 만나 운명처럼 뜨겁게 노래한 잭슨과 앨리의 이야기 영화 '스타 이즈 본'이다. 영화와 음악의 완벽한 조합으로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은 영화이다.

80년간 사랑받아온 '스타 이즈 본'

'스타 이즈 본'을 보면서 어떤 분들은 어디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1937년 '스타 이즈 본' 영화를 1954년과 1976년 그리고 이번이 2018년까지 80년간 사랑받아오면서 세 번째 리메이크됐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첫 번째 작품은 1937년 윌리엄 웰먼 감독의 '스타 이즈 본'으로 당대 스타였던 자넷 게이노와 프레드릭 마치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에서 예정에 없던 결혼식과 시상식 장면 등 원작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1954년 조지 큐커 감독이 연출로 주디 갈랜드와 제임스 메이슨이 주인공을 맡았다. 세 번째는 1976년 프랭크 피어슨 감독,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주인공을 맡았다. 1976년 '스타 이즈 본'은 잊지 못할 추억의 영화로 원작 영화와 배경이 가장 유사해서 이 시대 작품을 근간으로 리메이크가 됐다고 한다. 제49회 아카데미 주제가상 수상한 '에버그린'은 영화만큼이나 유명한 노래이다. 2018년 '스타 이즈 본' 영화 앨리 역의 레이디 가가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닮았다. 두 배우의 닮은 점은 얼굴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코이며, 가장 닮은 점은 바로 신이 내린 가창력이다.

팝의 여왕 레이디 가가의 출연

'스타 이즈 본' 영화에서 레이디 가가는 베이스 메이크업만 하고 나와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레이디 가가인지 모르고 본 관객들은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서야 그녀인 줄 알았을 것이다. 레이디 가가는 2008년에 데뷔했었고 10년이 넘는 활동을 했지만, 레전드급의 가수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는 파격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로 화제의 중심에 있으며, 팝의 신데렐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레이디 가가는 싱어송라이터로 실력파 가수이며, 4세에 피아노를 독학해 13세에 첫 작곡을 한 천재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레이디 가가의 세 번째 영화이며, '씬 시티', '마세티 킬즈'에서 센 캐릭터의 조연 연기를 했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잘 안 맞았던 것 같다. '스타 이즈 본' 영화처럼 가수로서의 개성이 담긴 스토리에서 매력을 훨씬 더 살릴 수 있는 캐릭터가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서 레이디 가가는 연기를 노래처럼 하고 노래를 연기처럼 소화해 내고, 영화 속 앨리가 마치 자신인 듯 열연했다. 레이디 가가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 활약한 팝스타들이 있다. 그중에서 '휘트니 휴스턴'이 1992년 '보디가드'에서 당대 탑스타 역을 소화했고, '사랑을 기다리며'까지 배우로서 인정을 받았다. 2007년 '드림걸즈' 영화에 나온 비욘세는 화려한 외모뿐만 아니라 엄청난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귀를 호강시켜줬다. 특히 드림걸즈에서 부른 '리슨'이라는 곡은 굉장한 히트를 쳤다. 비욘세의 경우 팝스타가 연기에 도전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깼다.

앨리 역할은 원래 비욘세였다

'스타 이즈 본'이 리메이크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거론된 스타가 바로 비욘세이다. 하지만 비욘세의 임신으로 프로젝트가 뒤로 미뤄지다가 결국 레이디 가가를 캐스팅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연출을 한다고 했지만, 이 역시 프로젝트가 연기되면서 취소가 되었다. 지금의 '스타 이즈 본' 영화도 굉장히 훌륭하지만, 상상만으로도 멋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과 비욘세의 만남으로 어떤 영화가 되었을지 궁금하다. 브래들리 쿠퍼 감독이 확정이 된 다음에 어느 한 자선행사에서 레이디 가가의 '라 비 앙 로즈'를 듣고 캐스팅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여주인공은 바로 레이디 가가다라고 결정을 했지만, 감독은 제작사의 반대에도 캐스팅을 감행했다. 앨리와 잭슨의 첫 만남 장면은 당시 상황을 재현해 낸 것이다. 브래들리 쿠퍼 감독 이전에 거론된 남자 주인공 배우들은 '크리스천 베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크루즈', '조니 뎁', '윌 스미스'까지 할리우드 A급 배우들이 많이 언급이 됐다. 하지만 브래들리 쿠퍼 감독이 자신이 하겠다고 해서 주인공 '잭슨' 역을 맡았다. '스타 이즈 본' 영화는 브래들리 쿠퍼 감독의 데뷔작으로, 이전에 '행오버'라는 코미디 영화로 알려졌다. 그다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영화 이후 연기력을 호평받았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에서 '로켓' 목소리를 연기했다. 브래들리 쿠퍼 배우가 '스타 이즈 본' 영화의 뛰어난 연출로 감독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브래들리 쿠퍼의 연출력도 놀랍지만 수준급의 노래 실력이 더 놀라웠다. 트레이닝을 통해 저음을 훈련한 브래들리 쿠퍼는 기타 레슨 1년과 보컬 트레이닝 6개월을 받은 후 매력적인 저음으로 노래를 멋지게 해냈을 뿐만 아니라 첫 데뷔작이 인생을 대표하는 영화가 된 것 같다.

공연 관람을 방불케 하는 현장감

'스타 이즈 본' 영화지만 여러 공연을 관람하는 것처럼 음악적 쾌감을 준다. 이 영화에는 총 11개의 OST가 수록되었고 모든 음악이 현장에서 라이브로 공연되었으며, 공연 현장에서 동시 녹음이 된 아주 놀라운 기록이다. 레이디 가가의 팝가수로서의 명성을 활용해서 촬영의 전략으로 썼다. 기존 음악 영화는 공연 장면 촬영 시 엑스트라를 동원하지만, 레이디 가가의 팬들을 '스타 이즈 본' 영화 콘서트 장면을 촬영할 때 초청받았다. 그리고 영화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것은 가장 현장감이 느껴지면서 대미를 장식하는 레이디 가가의 'I'll Never Love Again'을 부르는 장면으로 잊지 못할 감동을 준다. 레이디 가가는 이 장면을 촬영할 당시 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그녀는 친구를 그리워하는 슬픈 감정을 안고 연기를 했기 때문에 브래들리 쿠퍼 감독은 재촬영 없이 한 번에 촬영을 마무리했다.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의 매력

'스타 이즈 본'이라는 영화가 80년간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사랑을 받는 것은 대중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모두 모인 작품이다. 첫 번째 매력은 애절한 로맨스, 두 번째 신데렐라 스토리, 세 번째 화려한 공연 장면들이 상당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80년간 리메이크된 것은 할리우드에서도 드문 일로 이야기의 흐름은 같으나 그 당시의 대중문화의 가장 핫한 트렌드를 담아내어 제작했기 때문이다. 1937년 '스타 이즈 본' 영화는 영화 산업의 부흥기였던 시대로 실제 영화배우 스타커플이 주인공을 맡았다. 1954년 영화에서는 유행에 따라 뮤지컬 영화로 제작됐고, 1976년 영화는 록 음악 유행에 맞춰 남자 주인공을 록스타로 설정했다. 2018년 '스타 이즈 본' 영화는 주인공 '앨리'를 팝스타로 설정해 그 당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80년 된 이야기를 트렌디하게 탈바꿈하게 된다. 똑같은 이야기를 그대로 반복하면 굉장히 지루하겠지만, 계속 새롭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번 영화는 할리우드의 오래된 작품을 리메이크했으며, 레이디 가가의 음악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을 울리는 '스타 이즈 본'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