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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상상
조 가드너는 중학교 음악 선생님으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많지만 마음과 열정이 따로 움직인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동경하던 재즈 밴드 오디션에 참가할 기회가 생긴다.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피아노를 연주해 합격한다. 하지만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생각한 순간, 사고로 인해 죽음 직전에 이르게 된다. 조의 영혼이 죽음의 세상으로 가던 중 경로를 이탈해 어딘가로 떨어지고 만다. 떨어진 곳은 태어나기 전 세상이다. 그는 지구 통행증을 받아야 생명으로 태어나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된다. 조는 살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우연히 태어나고 싶지 않은 '22'와 만난다. 반드시 돌아가야 하는 조는 태어나기 싫어하는 '22'와 극적 합의를 본 후 여태껏 발견하지 못한 불꽃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삶의 불꽃 비슷한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는 '22' 영혼을 위해 이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신비한 체험을 통해 마침내 지구와 영혼의 세계를 이어주는 문을 열게 된다. 그러나 너무 성급한 나머지 아무런 준비 없이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그 결과 조는 고양이에게 들어가고, 영혼 '22'는 조의 몸에 들어가 버린다. 살던 세상으로 돌아온 조는 과연 무대에 설 수 있을지, 태어날 마음이 없는 '22'와 일생일대의 꿈을 앞둔 조, 두 영혼의 아름답고 눈부신 여정을 그린 영화이다.
소울 공동 연출한 '피트 닥터'와 '켐프 파워스' 감독
또 한 번 픽사의 마법이 시작했다. 우리의 영혼을 위로해 줄 바로 영화 '소울'이다. 픽사 애니메이션에 대한 갈수록 높아지는 기대감을 어김없이 꽉꽉 채워주는 영화다. 몬스터 주식회사와 업, 인사이드 아웃 같은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 마음속에 큰 감동을 주었던 피트 닥터 감독이 연출했다. 그리고 켐프 파워스 감독이 픽사 애니메이션 최초의 흑인 주인공을 위해 각본과 연출을 함께했다. 켐프 파워스 감독 역시 픽사 최초로 흑인 감독이자 작가로 피트 닥터와 공동 연출로 소울을 완성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건, 인사이드 아웃 영화를 제작할 때 피트 닥터 감독은 사춘기 딸을 보고 이해하기 위해 만들었던 영화이다. 이번 영화 소울은 피트 닥터 감독이 아들을 보면서 사람이 가진 고유한 성격이 어디서 기인하는 것인지 탐구를 하다가 기획했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소울은 놀라운 상상력과 아름다움 음악이 조화롭다. 특히 소울 영화에서 음악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재즈이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능한 삶의 모든 순간들이 즉흥으로 이루어지는 재즈 연주와 굉장히 유사성이 있다. 영화 소울의 음악을 맡은 존 바티스트는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이다. 영화 소울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주인공 조 가드너의 목소리가 친숙하다고 느꼈을 텐데 바로 소울의 대가 제이미 폭스가 연기했다. 문제의 영혼 '22'의 목소리는 티나 페이가 연기했고, 연주자 도로테아 목소리는 안젤라 바셋이 연기했다. 픽사의 23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픽사의 철학을 담은 슬로건이 있다. "예술은 기술에 도전하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준다"라는 슬로건이다. 이처럼 관객들은 이번 영화 소울을 보면서 픽사의 놀라운 시각적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의 모티브
소울 영화의 배경으로 2개의 세계가 등장한다. 재즈 아티스트 조 가드너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와 영혼 '22'가 살고 있는 태어나기 전의 세상이 있다. 태어나기 전 세상은 탄생 전 영혼들의 거주 공간으로 개개인의 성격을 부여받는다. 태어나기 전 세상과 영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일종의 '개념'을 말하는 것이다. 이 개념을 만드는 것도 대단한데 영화에서 시각적으로 구현한다는 게 굉장히 도전이었을 것이다. 영화감독이 전 세계 종교와 문화에서 영혼을 묘사하는 방식에 주목해 연구를 했다. 그 결과 공통된 표현은 '천상의', '수증기 같은', '비 물리적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수증기 같은'을 모티브로 해 기체로 영혼의 모습이 탄생했다.
소울 영화를 보기 전에 알면 더 재밌는 것들
조 가드너가 죽은 영혼의 세상으로 가는 장면에서 들리는 말이 있다. "뭐야, 내 바지 어디 갔어?"라고 한국어 대사가 명확하게 들린다. 스토리 부서에 한국인 아티스트의 제안으로 탄생한 장면이다. 이 부분의 목소리도 본인이 직접 더빙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뉴욕 장면에서 '호호 만두'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소울의 애니메이터인 장호석이라는 직원의 사연이 담긴 장면이다. 자신의 이름에서 '호'자를 가져와 '호호'라고 지었고, 어머니가 해주셨던 음식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음식인 만두라서 '호호 만두'라고 간판을 만들었다.
소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영화 소울의 뛰어난 상상력도 대단하지만, 이렇게 많이 사랑받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야기의 힘이다. 특히 이번 소울이라는 영화는 인생의 목표와 행복에 관한 굉장히 철학적인 메시지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하게 되었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영화라 생각한다. 조의 열정을 보고 나면 내가 잊고 있던 꿈은 무엇이었는지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꿈에 관한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깊은 성찰을 담아낸 영화 소울이다. 영혼 '22'는 인생을 지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우연히 지구에 온 후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조 가드너 역시 삶의 목표와 목적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오직 재즈만이 자신의 불꽃이라 여겼다. 영혼 '22'를 만나고 태어나기 전 세상을 경험하게 되면서 소중한 일상이 모여 찬란한 인생이 되는 것임을 깨닫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몰랐던 대단히 특별하고 거창한 메시지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되는 전염병으로 인해, 되찾고 싶은 우리의 소중하고도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을 영화 소울을 통해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준다.
소울 영화처럼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들
사람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Joy', 'Sadness', 'Disgust', 'Fear', 'Anger'까지 다섯 감정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재미있고 귀엽게 풀어낸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다. 이 영화 역시 피트 닥터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11살 소녀 라일리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인 변화들을 기가 막힌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영화를 처음 볼 때는 기쁨을 응원하게 됐었는데 나중에 영화 끝날 무렵에는 기쁨뿐만 아니라 모든 감정들이 굉장히 소중하고 조화로울 때 우리가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가슴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영화 소울에 태어나기 전 세상이 있다면 영화 원더풀 라이프에서는 림보라는 세상이 등장한다. 일본 영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했으며, 림보라는 세상은 천국으로 가기 전 중간 단계 같은 곳이다. 림보에서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 중에 하나만 골라 간직할 수 있는 곳이다. 겉으로 보면 죽음을 다룬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이다. 단 하나의 기억을 골라서 간직한다면, 나는 과연 어떤 기억을 고를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소울, 인사이드 아웃, 원더풀 라이프 이 세 개의 영화를 보면 비좁았던 우리의 삶이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