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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반

  • 감독 : 한준희
  • 각본 : 한준희, 김경찬
  • 장르 : 범죄, 액션
  • 개봉일 : 2019년 1월 30일
  • 상영시간 : 133분
  • 관객수 : 182만 명
  • 상영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뺑반 집요한 수사극에 화려한 자동차 액션

정재철 회상은 겉으론 F1 레이서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실상은 온갖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 그를 잡기 위해 경찰 내사과 은시연과 윤지현은 수년째 수사를 벌이는 도중에 눈앞에서 증거를 놓쳤다. 무리한 강압수사라는 오명을 쓴 채 결국 좌천되기에 이른다. 은시연 경위는 경찰 최고의 엘리트 조직에서 뺑소니 전담반 일명 '뺑반'으로 좌천된다. 그녀는 그곳에서 팀의 리더이자 임신 중으로 만삭인 우선영 계장과 본능적인 감각으로 수사를 펼치는 뺑소니 전담반의 에이스 서민재 순경을 만난다. 한편 민재가 수사 중이던 뺑소니 사건의 범인으로 정재철 회장을 의심한다. 민재는 정재철을 잡기 위해 그와 깊은 관련이 있는 참고인을 찾아낸다. 그리고 은시연 경위는 마침내 경찰청장의 비리를 밝혀낼 수 있는 블랙박스의 소재지를 알아낸다. 정재철을 잡기 위해 윤지현 과장과 힘을 합친 뺑소니 전담반은 시연과 민재가 증거를 무사히 손에 넣고 통제불능의 스피드광 정재철을 검거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그들의 자동차 액션으로 흥미진진하다.

독특한 소재로 영화 연출한 한준희 감독

영화 뺑반은 독특한 소재로 영화의 시동을 걸고 배우들의 열연을 엔진으로 장착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배우들의 조합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뺑반은 뺑소니 전담반의 줄임말로 이전까지 뺑소니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의 경우, 범인 추적 과정 혹은 피해자 사연 중심의 영화가 많았었다. 반면에 영화 뺑반은 경찰 내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굉장히 새로웠다. 첫 뺑소니 사건 처리 과정을 통해 뺑소니 전담반의 역할을 소개해준다. 이야기의 리얼함을 위해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오는 것은 견인차라는 것을 보여준다. 교통사고 현장에 빠르게 나타나는 견인차들이 불법으로 경찰의 무전을 듣고 오는 것이었다. 영화적인 설정일 수도 있겠지만 궁금증을 해소하는 장면이었다. 뿐만 아니라 차량 동선을 한눈에 파악하는 교통관제 시스템은 교통 현황을 살피는 곳으로 영화 속 디테일이 곳곳에 잘 등장한다. 뺑소니 전담반에 관한 디테일한 묘사가 돋보이는 영화 뺑반이었다.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차이나타운'을 연출해 주목을 받았던 한준희 감독이 영화 뺑반을 연출했다. 그래서 전작의 호평으로 뺑반을 기다리고 기대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차이나타운'의 경우 특이한 점이 여성 누아르라는 굉장히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장르를 보여줬다. 배우 김혜수와 김고은의 진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번 뺑반 영화에서도 만만치 않은 배우들이 등장을 한다.

강한 캐릭터로 돌아온 주인공들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배우들의 환상의 조합이다. 세 캐릭터 모두 개성 강한 인물들로 공효진 배우가 맡은 은시연 경위는 경찰의 엘리트 내사과에 근무한다. 이전까지 경찰 영화의 경우 검찰에게 경찰이 밀리는 듯 묘사를 하는데, 영화 뺑반에서는 정반대로 묘사하고 있다. 은시연의 연인이 검사라는 설정으로 경찰인 여자 친구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전작 '차이나타운'에서도 남녀 역할이 바뀐 상황을 보여줬었는데, 영화 뺑반도 남녀 역할이 바뀌는 설정을 통한 즐거움을 준다. 공효진 배우 특유의 개성이 녹아든 은시연 캐릭터는 강력한 악당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냉철한 캐릭터이다. 류준열 배우는 서민재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줘 팬들이 소장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출연작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류준열 배우는 이번 영화 뺑반에서는 에이스 서민재 역으로 매뉴얼보다는 본능적인 감각으로 수사하는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 서민재는 에이스다운 수사에 괴짜 같은 독특한 차림새로 반전의 매력을 선보인다. 아버지와의 과거 장면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서민재의 어두운 과거를 가졌으며, 영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깊은 내면이 드러난다. 첫 악역에 도전한 조정석 배우는 굉장히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한다. 말을 더듬고 눈이 떨니는 등 전에 보지 못한 기이한 악당의 모습을 연기했다. 정재철 캐릭터는 불우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성공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망가져 버린 인물이다. 극단적인 설정을 지닌 영화적인 캐릭터인 정재철은 재벌 레이서이자 비리 사건, 뺑소니 사건의 용의자이지만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나가는 현실판 악당이기도 한다. 개성이 강한 세 배우의 조합이 돋보였던 영화가 아닌가 싶다.

색다른 경찰 영화의 접근 방식

최근 한국 영화계 가장 강력한 트렌드 경찰 영화이며, 일반적인 경찰 영화와 다른 점이 영화 뺑반의 가장 큰 장점이다. 비윤리적인 악당을 이성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경찰의 직업윤리에 관한 이야기다. 경찰 직업윤리에 관한 딜레마를 깊이 있게 표현한 영화 뺑반이다. 영화 후반부에 어두운 과거를 지닌 서민재의 내면이 드러난다. F1 레이서 출신 정재철과 과거에 거리를 질주하던 시절의 서민재는 경찰과 범죄자지만 공통점을 지닌 두 인물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신념에 따라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된다. 독특한 소재로 화려한 볼거리 자동차 액션신에서 비하인드가 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운전 장면의 90% 이상을 배우들이 직접 했다고 한다. 특히 조정석 배우는 F3 머신을 단기간에 배워 직접 운전했다. 스포츠카부터 견인차까지 촬영 때 사용된 차량이 약 200대가 등장하는데 거의 안 나오는 종류의 차들이 없을 정도로 굉장히 다양한 차들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차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는 영화 '뺑반'이다.

인상적인 여성 캐릭터들

드라마 'SKY 캐슬'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염정아는 영화 뺑반에서도 특유의 카리스마가 폭발한다. 경찰 내사과 윤지현 과장 역을 연기했으며, 은시연이 믿고 따른다. 쇼트커트 머리에 날카로운 눈빛 사명감을 가지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다. 전작 '완벽한 타인'에서 마초적인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에서 순종적인 가정주부 '수현' 역을 완벽히 소화했었다. 영화 뺑반에서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되어 냉철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준다. 뺑소니 전담반의 리더 '우선영' 계장 역의 전혜진 배우 또한 윤지현 과장과는 전혀 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배우 전혜진은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에서도 경찰 역을 맡아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형사를 연기했다. 영화 '뺑반'에서는 소탈하고 매력적인 경찰로 등장하며, 평소에는 소탈한 듯 보이지만 영화 후반부를 이끄는 중요한 인물이다. 전형적이지 않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표현한 전혜진 배우다. 앞으로도 영화에서 두 배우를 자주 보았으면 좋겠다. 영화 '뺑반'은 꼭 범인을 잡겠다는 집요한 수사극에 스피디한 자동차 액션의 화려한 볼거리로 매력적인 영화이다.